기생을 어머니로 둔 장영실은 동래헌에서 일하던 노비였으나 어려서부터 손재주가 뛰어나 물건을 고치거나 만드는 일에 탁월한 재능을 발휘, 태종 때 그 재주가 발탁되어 궁중에서 일을 하게 된다. 이후 1423년에 세종의 특명으로 노비의 신분에서 벗어나 상의원 별좌에 임명되면서 천문을 관측하는 각종 기기를 설계하고 제작과 지휘를 맡아 수많은 발명품을 만들어낸다. 세종 임금의 옹호 속에 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던 장영실은 혼천의, 갑인자, 자격루, 앙부일구, 측우기 등 괄목할 만한 발명품을 만들어냈고, 벼슬 또한 높아져 정3품 상호군에까지 이른다. 그러나 말년에 그가 감독을 맡아 제작한 세종 임금의 가마가 부서지는 사고가 나면서 장영실은 곤장 80 대를 맞고 파직되고 만다. 가족관계를 비롯해 개인적인 생활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것처럼 장영실은 여러 가지 설만 남긴 채 역사 속에서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