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선택할 때 얼마나 흡인력 있는지를 중요하게 여긴다면 이 책을 놓쳐서는 안 된다. “메스처럼 예리한 문체로 냉정한 악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가 [퍼블리셔스 위클리]”라는 극찬과 함께 단숨에 길리언 플린 같은 스릴러 소설의 거장과 대등한 반열에 올라선 피터 스완슨의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 푸른숲에서 출간되었다. 『죽여 마땅한 사람들』은 낯선 공간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서로 내밀한 사생활을 털어놓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알프레도 히치콕 감독이 영화화하기도 했던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고전 『열차 안의 낯선 자들》와 도입부 설정이 흡사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모티브만 비슷할 뿐 더욱 팽팽한 성적 긴장감과 설득력 있는 줄거리가 차원이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 책은 미국에서 가장 까다로운 서평그룹 굿리즈 리뷰어에게 “과연 지금까지 ‘손에서 놓지 못할 만큼 재미있는’이라는 수식어가 이 책보다 어울리는 것이 있었을까? 이 책은 첫 장부터 나를 매료시켰다”, “올해 읽은 최고의 책! 『나를 찾아줘』, 『걸온더트레인』과 비교하는 서평이 많지만 세 권 모두 읽어보니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 가장 재밌다! 하룻밤을 홀랑 새버렸다고 날 탓하지는 말길. 난 분명히 경고했다”라는 호평을 받으며 한국 독자들의 기대치를 한껏 높였다.
『아가미』, 『고의는 아니지만』 구병모 신작 장편소설 “지금, 주어진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 때……” 고독하면서 아름답고, 잔인하면서 슬픈 이야기
방역업을 시작한 뒤로 삶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 아닌 현재멈춤형이었다. 그녀는 앞날에 대해 어떤 기대도 소망도 없었으며 그저 살아 있기 때문에, 오늘도 눈을 떴기 때문에 연장을 잡았다. 류를 가끔 떠올렸고 그가 생전에 주의를 준 사항들에 자주 이끌렸지만, 제 몸처럼 부리던 연장으로 인해 손바닥에 잡힌 굳은살과도 같은 감각 외에는, 류를 생각하면서 온몸이 뻐근하게 달뜨고 아파오는 일이 더 이상 없었다. 그녀는, 나이 들어가고 있었다. -본문 중에서
■■■ 추천사–소설가 권여선
『위저드 베이커리』의 달콤쌉싸름한 유혹과 『아가미』의 신비한 슬픔으로 한국문학에 자기존재를 선명히 각인시킨 작가 구병모. 그런데 이상하다. 이 작가, 늘 신인 같다. 신인이 무서운 건 자기복제가 없어서다. 작가가 매번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을 쓰기 위해서 무엇을 무릅써야 하는지, 그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나도 조금은 안다. 그런데 구병모는 정말 언제나 그걸 무릅쓴다. ‘파과’처럼 으깨진 영혼으로 살아온 여인의 고독하고 살벌한 삶을 그린 『파과』에서도 역시 그렇다. 아무것도 지킬 것 없는 삶의 사막과 무언가를 지켜내야만 하는 삶의 정글 사이에서, 나는 한동안 혼란스러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