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하우스 뒤로 펼쳐진 푸른 하늘, 해변 같은 영원한 휴가지의 이미지. 하지만 이것이 시드니의 전부일까? 척박한 땅이지만, 힘든 노동을 통해 거친 삶을 개척해나가는 사람들이 있고, 대도시에서 각자의 직업을 영위하면서도 자연과 나누는 감정만큼 ‘친구’라는 의미가 진하게 살아 있는 곳, 피터 케리가 본 시드니는 이런 곳이다. 한 편의 옴니버스 영화처럼 탄력 있는 재미와 감동을 주는 책. 케리는 영국에서 추방된 유형수들의 정착지로 오스트레일리아가 개발되기 시작한 후 유형수들의 고단한 삶이 남긴 깊은 상흔을 시드니 도처에서 발견한다. 수만 년의 역사를 증거해야 할 모래무지는 정착지 건설을 위한 모르타르 공급원이 되었고, 식민지 당국은 유형수들의 공짜 노동력을 이용하여 자연을 파괴했다. 케리는 이러한 시드니와 오스트레일리아의 짧은 역사와 그 간의 갈등을 현재의 사건들을 배경으로 예리하게 지적해낸다.

1943년, 오스트레일리아의 배터스마시에서 태어나 아내 앨리슨 서머즈와 두 아들과 함께 뉴욕에서 12년째 살고 있다. 그의 책은 오스트레일리아의 주요 문학상을 두루 수상했는데, 그 중에는 마일스프랭클린 상(세 번), 국립도서위원회 상(세 번)이 포함되어 있다. 1985년에 나온 그의 소설인「사기꾼」은 부커 상 후보에 오르고, 그 다음 소설인「오스카와 루신다」(1988년)로 첫 번째 부커 상을 받았다.「잭 매그즈」(1997)는 그의 두 번째 부커 상 수장작이다. 최신작으로는「켈리 도당의 진짜 역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