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과 호기심, 질문이 통제된 미래 사회, 지구의 다섯 번째 식민지별 E-5. E-5는 일찍이 꿈의 힘을 안 티탄 제국의 지배자들이 ‘D유전장애인’들을 보통의 사람들과 격리시키기 위해 개척한 별입니다. ‘D유전장애’란 공상이나 상상으로 자신의 마음을 조절하지 못하는 1급 장애를 가리키는 말로, ‘D’는 ‘Dream’의 첫 글자이지요. 티탄 제국의 지배자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백 일 이내에 ‘호기심 제거 백신’을 주사했고, 그로 인해 내일을 꿈꾸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고 정상적이라고 믿게 된 사람들은 과거와 현재를 빼앗기고 미래까지도 티탄 제국의 손아귀에 넘겨줘 버렸습니다.
하지만 ‘꿈’을 꾸는 힘은 계속 사람의 몸속에 살아남았습니다. 눈앞의 생활에 젖어 누구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지요. 그들 아닌 비정상인, 질문을 해대고 꿈을 꿀 줄 아는 D유전장애인들은 지구에서 떨어진 황량한 유배지, 바람의 세기와 횟수까지 중앙통제실에서 계획되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는 E-5에서 ‘꿈의 지수 억제제’를 먹으며, 일상을 통제당하고, 교화된 뒤 지구로 돌려보내집니다. 그러나 이 유배지에서조차 ‘꿈’은 사라지지 않았고, E-5의 땅 밑에서는 여기 아닌 어딘가를 향한 시도와 실패가 되풀이되고 있었습니다.
이 작품으로 아동문단에 발을 내딛은 고재현은 첫 작품답지 않은 안정된 문체와 일관되고 단단한 주제의식, 짜임새 있는 극적 구조로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여 놓습니다. 감옥별에서 탈출해 마침내 자유를 찾아 우주로 떠나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제법 흥미진진하면서도 뭉클한 감동을 줍니다.

“어려서부터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또 다른 공간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느낄 수 있는 곳, 없지만 있을 법한 세상에 가 보고 싶었습니다. 이미 사라졌거나 어딘가에 숨어 있는 것들도 늘 궁금했습니다. 여기 말고 저기, 앞 말고 뒤, 나 말고 우리……. 그렇게 세상을 여러 개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때마다 발견한, 이상하고, 슬프고, 우습고, 설레는 이야기들을 여러분에게 들려주고 싶습니다.”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십여 년간 방송구성작가로 일했다. 한겨레 아동문학작가학교에서 쌓은 동화 창작에 대한 열정과 끝없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첫 책 『꿈꾸는 행성』을 써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