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의 일면을 적확하게 포착한 시어
“나는 말한다, 당신이 있다”
유희경의 새로운 시집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문학과지성사, 2018)이 출간되었다. 『오늘 아침 단어』(문학과지성사, 2011), 『당신의 자리―나무로 자라는 방법』(아침달, 2017) 이후 쓰고 고친 66편의 시가 오롯이 담겼다. 이전 시집에서 탄생과 죽음의 시간을 넘나들며 형용 불가능한 감정을 정제해 보였던 유희경은 이번 시집에서 그 불가능성을 고스란히 수용한다. 설명할 수 없는 상실감과 관계의 불능성을 있는 그대로 끌어안는 것이다. 시인은 한순간 분명하게 나타나 감미로운 전율을 주지만, 그다음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허무하게 사라져버리고 마는 감각적 체험을 예민하게 포착, 적확하게 묘사해낸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은 우리가 놓쳐버리기 십상인 세계의 일면들을 시인 고유의 감각으로 섬세하게 풀어낸 결과이다. 일상적인 풍경에서 길어 올린 새로운 가능성과 그 장면들에 깃든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저 : 유희경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극작과를 졸업했다. 200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티셔츠에 목을 넣을 때 생각한다」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현재 극단 `작란`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시인의 말
Ⅰ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좋은 것 커다란 것 잊고 있던 어떤 것/봄밤, 참담/脫喪/합정동/지난날의 우주와 사다리와/사월/빈집/사월/조금 더 따뜻한 쪽으로/옷을 갈아입는 시간/사랑/얼룩/잠든 사이/새장/섬/조항/질문/어깨가 넓은 사람/무사/농담/가벼운 돌
Ⅱ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폭우/主人/한낮/지옥/작은 일들/시를 읽는 시간/단어/음악을 가둔 방/MILK/안과 밖/여름 팔월/늦고 흔한 오후/장마/놀라운 지시/너의 사물/나의 처음에/어떤 날들이 찾아왔나요/붉고 흐리고 빠른/가벼운 풍경
Ⅲ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 것들/겹겹, 겹겹의/작가/긴 밤/아무 일도/남아 있다/축복/상자/볕이 많은 골목/한겨울/그늘/잊어버린 이야기/직선의 소리/社員/새처럼 용수철처럼 일요일처럼/생활/벌목/공포/마음/內裏/到着/소식/아침/봄
해설
잠시 당신이 있던 풍경이 말해주는 것 ? 김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