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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의 글쟁이들
- ≪문 효≫ 저
- 조선을 대표하는 14명의 글쟁이들의 글쓰기 노하우와 철학, 그리고 그들에 관한 현대적 해석을 담았다. 박지원, 정약용, 유몽인, 신숙주, 이
달, 허균, 허난설헌, 이이, 이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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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 <채사장> 저
- 본문 일부
“여보게 A.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네그려. 우리가 고기가 먹고 싶을 때면 내가 맘모스도 유인하고 그랬었지. 말 나온 김에 옛정을 생각해서 곡식 좀 같이 먹지.”
A는 B와 함께 도우며 생활했던 과거를 떠올렸고, B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A가 말했다.
“그래, 그때는 참 즐거웠지. 여기 곡식이 있네. 그런데 오늘 내가 조금 피곤하니 화장실 청소 좀 부탁하네.”
지시 관계가 발생했다. 이제 A는 지시할 수 있는 위치에, B는 지시에 따라야 하는 위치에 서게 된다. 다시 생각해보자. 어떻게 겉보기에 별로 다를 바 없는 A가 B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게 되었는가? A가 가진 생산 물 때문이다. 그렇다면 A의 생산물은 어디서 온 것인가? A가 가진 생산수단에서 왔다. 즉, 생산수단을 소유하면 생산물을 소유하게 되고, 그 생산물을 이용해서 권력을 얻게 된다. 재미있는 일이다. 생산수단과 생산물은 단순한 물질이다. 그런데 그런 물질이 비물질적인 사회적 관계로서의 권력 관계를 발생시킨 것이다.
-<원시 공산사회> 중에서
‘신’은 요청된다. 지배자는 신을 부른다. 신이 진짜로 응답을 하거나 말거나 그건 중요하지 않다. 신이 진짜 있는지 없는지의 문제는 지배자의 관심사가 아니다. 지배자 자신이 부를 수 있는 ‘신’이라는 언어만 있으면 된다. 왜냐하면 신은 지배자가 사회를 지배할 권리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독단적으로 지배하고자 하는 욕망을 지닌 자일수록, 그의 신앙은 절실해 보인다.
-<고대 노예제사회> 중에서
부르주아가 왕을 거부하기 위해서는 왕의 권위를 정당화해주는 신부터 극복해야 했다. 다시 말해, 신의 역할을 대신해줄 만한 무엇인가를 찾아야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르주아는 인간의 ‘이성’으로 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대체했다. 이성은 신이 독점했던 두 가지 역할을 충분히 대신할 수 있었다. 우선 이성은 현실적 물음에 답을 준다. 우리는 진화의 과정을 거쳐 여기에 왔으며, 다른 생물종들과 다르지 않은 생물학적인 존재다. 우리가 땅에 발 딛고 사는 것은 중력이라는 힘 때문이고, 힘은 질량과 가속도의 곱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 중력은 만유인력의 다른 표현인데, 만유인력은 우주 전체의 작동 원리다. 이렇게 이성은 신을 배제하고도 현실의 모든 것을 설명해줄 수 있었다. 다음으로 이성은 인간의 사후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사후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의식과 정신에 대해 말할 수는 있어도 영혼에 대해 말할 수는 없다. 사후 세계를 말하는 것은 경험적 근거가 없는 비과학적인 태도이고, 종교의 환상에 젖어 있는 망상일 뿐이다. 영혼도 사후도 없다. 죽음은 신체 기능의 정지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결국 부르주아는 왕을 정당화하는 신을 대신해 자신들을 정당화해주는 이성을 성공적으로 세계에 입성시켰다. -<중세 봉건제사회> 중에서
‘국가’는 요청된다. 국가라는 개념은 신의 개념과 마찬가지로 지배체제를 정당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고 특히 ‘애국’에 대해 강요함으로써 지배자들을 편리하게 한다. 그래서 애국은 국가 차원에서 장려되고 교육된다. 애국자와 국가유공자에 대한 보상과 기념 절차에 국가 차원의 지원이 이루어지고, 사회는 이들을 지칭하는 어휘를 검열하고 교정한다. 반대로 애국과 거리가 먼 사람들에게는 공공연한 정치?사회적 압력이 가해지고, 이들을 지칭하는 어휘에는 거칠고 모욕적이며 배타적인 언어들이 허용된다.
그러나 국가에 대한 요청은 자본주의만의 특징은 아니다. 신을 요청할 수 없는 모든 지배 권력은 애국을 장려한다. 합리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혹은 지적 대화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신과 국가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신과 국가에 대해 객관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이 이들의 존재를 부정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신과 국가의 객관적인 의미를 초월해서 사회?정치적으로 과장되고 포장된 의미가 나에게 강요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신중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냉전 시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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