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까지 오느라고 그간 참으로 많은 세월이 흐른 듯하다.
남들은 일 년이면 몇 권의 책들을 내놓는다고 하는데 이 온영
이 한권의 책을 묶기까지 줄잡아 십 수 년의 세월은 걸린 듯 하다.
그간 나름대로 보고 느끼고 임상(臨床)으로 얻은 적지 않은 경험을 바탕으로 뜻이 맞는 분들과 대화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에서 부족한 글이기는 하나 골방에서 엮어봤다.
그러니까 내가 아주 어릴 적 얘기다.
저에게는 그 당시 할아버지가 계셨는데 요샛말로 하면 꾀나 고리타분한 분이셨다.
매일 사랑방에서 내가 보기에는 퀴퀴한 냄새만 풍겨내는 책들을 뒤적거리고 계셨는데 게다가 어찌나 담배를 피워 대시는지, 할아버지 방에는 그 담배냄새가 싫어서 들어가기도 싫었다.
그래도 이따금은 낯익은 동네 아주머니께서 할아버지 방에 계시다 나오곤 할 때면 늘 할아버지 방에는 과일바구니(그 당시에는 대나무 껍질로 엮어서 만든 바구니였음)며 아니면 계란 꾸러미 등 잡다한 물건들이 한 곁에 놓여 있곤 했지..
그럴 때면 그 날은 나에게 있어서는 가장 신바람 나는 날이기도 했고................
그런데 한참 훗날에 안 일이지만 그때 할아버지께서는 동네에 아시는 분들에게 혼담이 있는 자녀들의 궁합(宮合)이며 태어난 갓난아기의 이름이며 각종 택일 등을 봐주시는 분이셨던 모양
이다. 그러던 어느 날인가 하루는 할아버지께서 전날 궁합을 봐 주시고 뇌물(?)로 받으신 곶감을 먹고 있는데 한 동네에 사시는 친구인 동수 어머니가 오셔서 할아버지에게 무슨 종이쪽지를 내어 주시고는 한 동안 마치 무슨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처럼 두 손을 읊조리고는 답을 기다리고 계셨다.
그 당시 동수에게는 혼기가찬 큰 누이가 하나 있었다.
아마도 그 누이의 사주(四柱)하고 그 누나와 혼인 말이 오가는 남자의 사주를 갖고 오셨던 모양이다.
할아버지께서 한동안 책들을 펼쳐놓고 보시더니,
「이 총각 지금 뭐하고 있어?」
짧게 물으셨다,
「읍내에서 조그마한 시계포를 한다고 하던데................」
동수 어머니는 딸의 운명이라도 기다리는 듯 몸을 앞으로 당겨 앉으며 할아버지의 표정에서 눈을 놓지 않았다.
할아버지께서는 한동안 말이 없으시더니 책장을 덮으시고는 동수어머니를 보지도 않은 채 다시담배를 피워 무셨다. 그리고 한동안 뜸을 드리더니, 할아버지께서 담뱃대를 재떨이에 소리 나게 두들겨 끄시고는,
「밥은 굶기지 않겠구먼.............그런데 짐이 너무 무거워.......」
「짐이라니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맏이구먼 나이 어린 동생들이 너무 많아 부친께서는 이미 돌아갔고 쯔쯔!」
「그걸 어떻게?.......말씀도 안 들으시고?........즈이도 대강 입소 문으로만 듣기는 했습니다만..............」
「고생은 되도 살아봐. 그것도 팔자인 걸 어쩌겠어.」
그때 나는 이 말들이 무슨 말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 후에도 할아버지 방에는 동네 아주머니들이 자주 들르곤 하셨다. 그리고 내가 중학교에 들어갔을 때 할아버지께서는 돌아 가셨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후 어머니께서는 할아버지께서 그렇게도 애지중지 하시며 보시던 책들을 모두 불속에 넣어버리셨다. 그리고 다시 또 얼마의 세월이 흘렀다.
그런데 그 후에 나에게도 할아버지의 피가 흘러서였을까,
어느 날 이상한 책 한 권을 꿰차고 들어왔다.
이름하여 ?四柱大典??
그런데 이 책을 좀 읽어 봤는데 도무지 뭐가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갔다. 해서 그냥 그 책은 한쪽 책장 구석에 외롭게 쳐 박혀 잠만 자고 있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그 옛날에 할아버지께서 하시던 말씀이 생각이 났다.
동수 어머니한테 하시던 말씀 말이다.
사실 그때 동수하고 읍내로 시계 기술자한테 시집가서 살고 있다는 동수 누이의 집엘 간 적이 있었어요.
말이 읍내에서 시계포를 한다고 했지만 사실 동수누이의 시집의 본업은 농사였다.
그래서 그때 동수 누이의 고생은 할아버지께서 하시던 말씀대로 말이 아니더라고요.
나이 어린 시동생에 시누이까지 여럿이 있었는데 그 뒷바라지 하느라고 허리한번 제대로 펴보지 못하고 낯에는 논이며 밭에
서 아주 살다시피 했고 저녁이면 쌓이는 일감으로 잠 한번 마음 놓고 자지 못한 듯싶었다.
물론 그 당시의 농촌 생활이란 게 다 그렇기는 했지만.............
그래서 이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던 동수 어머니가 농사일 하지 않고 살수 있다는 말에 시계기술자에게 시집을 보냈던 것인데,.....................
그리고 얼마 후에 내가 나이를 좀 먹고 나서야 그때의 일이 생각이 난거예요 할아버지께서 그게 동수 누이의 八字라고 하시던 말씀 말이다. 그래서 혼자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때 할아버지께서는 어떻게 동수 어머니가 준 종이쪽지를 보시고 그런 꼭 맞는 말씀을 하실 수 있었을가?.................

서문
엮음순서
들어가는 넋두리
1. 사주(四柱)와 미신(迷信)??
2. 팔자도망 독속에 숨어도못해?
3. 인연 (因緣)??그 질긴 만남,
4. 사주풀이 실습??내 이야기??
5. 돌도사와 꽃띠
6. 《음양오행》
7. 후천적 운(運)
8. 大運으로 厄運 피하기
9. 타고난 삶
10. 천생연분(天生緣分)
11.사랑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12. 궁합이 잘 맞아야 잘 산다.
13. 음양오행의 비밀
14. 띠로 보는 성격과 결혼 운
199 일곱 번째” 이번엔 또 뭔가요?
15. 육친 십신법
16. 복권에 당첨된 사나이
17. 악연의 사슬
18. 짝사랑도 운명이련가
19. 첫사랑의 종착역
20. 역마살을 살펴보면
21. 삼재로 격어야 할 8란(難)
맺음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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