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는 『토지』의 작가로 불린다. 『토지』는 한국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토지』는 1969년에서 1994년까지 26년 동안 집필되었으며, 그 크기만 해도 200자 원고지 4만여 장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해방에 이르기까지의 무수한 역사적 사건과 민중들의 삶이 고스란히 『토지』에 담겨 있다. 『토지』는 한마디로 “소설로 쓴 한국근대사”라 할 수 있다.
『토지』에는 평사리의 대지주인 최참판댁의 흥망성쇠를 중심으로 동학혁명, 식민지시대, 해방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한 많은 근현대사가 폭넓게 그려져 있다. 당시 사회의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인물들과 반세기에 걸친 장대한 서사, 그리고 참다운 삶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등은 작가의 생생하고 아름다운 문체를 만나 한국문학에 큰 획을 그은 『토지』로 태어났다.
26년의 집필 기간 동안 작가의 수정이 가해진 대목은 수정된 원고를 적용하였고, 인물이나 지명의 혼동, 오·탈자 등 명백한 오류는 모두 바로 잡았다.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대목들은 작가 생전에 작가를 직접 방문해 답을 얻었고, 기존 출판사의 당시 담당자들에게도 자문을 구한 바 있다.
꼬박 10년의 시간이 걸려 오랫동안 와전·왜곡되었던 작품의 원래 모습을 되찾으려는 작업이 마로니에북스 판 『토지』로 완성되었다. 이제 독자들은 『토지』의 원래 모습과 작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으며, 처음 작가가 전달하려 했던 단어와 문장의 아름다움, 생생함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명실공히 『토지』의 결정판이다.
위대한 철학자가 되려는 자, 벌통을 뒤져라! 인류 문명의 무한한 지적 원천, 꿀벌로 읽는 서구 지성사
철학에 대해 좀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관찰해야 할 동물이 하나 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세계의 작동 원리를 가르쳤으며, 암브로시우스와 아우구스티누스에게는 신의 섭리를 증명해주었고, 네로와 나폴레옹 황제에게 가장 충성스런 조언자였던 벌레, 바로 꿀벌이다. 시대와 문화권을 막론하고 세계를 이해하길 열망한 자들은 벌집 안에서 자연의 비밀과 인간의 근원에 대한 답을 찾으려 했다. 위대한 사상가라면 반드시 벌통 하나쯤은 곁에 두고 있어야 명함을 내밀 수 있을 정도였다.
이 책은 서구 지성사의 결정적 분기마다 사상가들의 치열한 논쟁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 꿀벌의 놀라운 이야기가 담겨 있다. 수천 년 넘게 그 어떤 동물도 이보다 더 사람들을 매료시키지 못했다. 철인(哲人)과 제국의 건설자부터 수도사와 혁명가, 자본주의자들의 머리 위를 날아다니며 꿀벌은 그들이 낀 색안경에 가장 걸맞은 세계상을 그들 눈앞에 펼쳐보였다.